← 목록으로
찾지 않던 것을 발견하다 – 세계는 대상이 아니라, 우리를 관통하는 장(場)이다

찾지 않던 것을 발견하다 – 세계는 대상이 아니라, 우리를 관통하는 장(場)이다

프랑코-독일 아트 콜렉티브 트로이카(Troika)가 만든 To Find What You Are Not Looking For는 아크릴 회화 연작입니다. 이 작품은 기계의 시각이 자신을 탄생시킨 땅을 다시 바라보는 순간을 포착합니다. 유리, 구리, 리튬, 노동, 채굴—기계의 눈을 이루는 바로 그 재료들을 통해서.

기계의 지각은 중립적이지 않습니다. 기계는 끊임없이 추출합니다. 나무는 윤곽선이 되고, 산은 그러데이션이 되고, 얼굴은 코드가 되고, 사막은 자원 지도가 됩니다. 본다는 것은 곧 분리하고 선별하는 행위입니다.

트로이카(Troika)

작품의 원천은 왕립광업학교(Royal School of Mines)에 소장된 역사적인 지질학 슬라이드 이미지들입니다. 여기에 Python으로 구현한 주파수 기반 시각 시스템에서 끌어온 패턴을 입혀 그림을 완성했습니다. 각 이미지는 웨이블릿(wavelet)으로 분해되고, 회화적 지시로 변환된 뒤, 안료를 켜켜이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화면 위에 펼쳐집니다. 처음엔 풍경처럼 보이지만 점차 진동으로 흩어지고, 한 발짝 물러섰을 때 비로소 다시 모습을 드러냅니다. 풍경과 추상 사이 어딘가에 자리한 이 이미지는, 끝내 선명한 해상도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웨이블릿은 국소적인 것과 전체적인 것, 신호와 노이즈를 하나로 묶습니다. 시각을 평면적인 그림이 아니라 층층이 쌓인 불안정한 장(場)으로 묘사하죠. 이 논리는 현대 컴퓨터 비전과 감시 시스템의 근간을 이루는 동시에, 인간의 시각이 작동하는 방식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본다는 것은 현실을 수동적으로 기록하는 행위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구성해나가는 과정입니다. 머신 비전은 세계를 분석하고 측정하고 정보로 추출할 대상으로 바라봄으로써 이 접근 방식을 더욱 정교하게 밀어붙입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보는 것은 유용성과 위협, 자원의 관점으로 재편된 구조화된 데이터로 변환됩니다. 세계는 우리 앞에 놓인 대상이 아니라, 우리를 관통해 흐르는 장(場)입니다 — 미결 상태로,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트로이카(Troika)

프로젝트 페이지 | 트로이카(Troika)

To Find What You Are Not Looking For, 2026, 아크릴 물감, 191 x 156 x 4.5 cm
사진: 마르조리 브뤼네 플라자(Marjorie Brunet Plaz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