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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 트루스(Ground Truth) – 경제적 추상을 몸으로 느끼는 경험으로

그라운드 트루스(Ground Truth) – 경제적 추상을 몸으로 느끼는 경험으로

우리 도시의 주거 비용 위기를 블록 단위로, 온몸으로 직접 느낄 수 있을까요?

그라운드 트루스(Ground Truth)는 시티 바이크(Citi Bike)에 부착하는 장치입니다. GPS를 활용해 현재 위치의 초지역 단위 임대료 부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불러온 뒤, 페달 저항값을 바꿉니다. 주거 비용이 주민 소득의 상당 부분을 잡아먹는 지역을 지날수록 페달이 무거워지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에 들어서면 다시 가벼워집니다.

이 프로젝트는 경제적 추상 개념을 신체적 경험으로 번역합니다. 히트맵이나 통계 차트로 불평등을 '해석'하게 하는 대신, 직접 몸을 움직이며 데이터를 '체감'하게 만드는 것이죠.

주거 문제는 분명 공공의 구조적 이슈지만, 우리 각자가 겪는 방식은 지극히 사적이고 개인적입니다. 통근 시간, 주거 공간의 크기, 함께 살아야 하는 사람의 수가 모두 여기서 결정됩니다. 가족과 커뮤니티 곁에 머물 수 있느냐, 아니면 더 먼 곳으로 밀려나느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주거비 문제는 대개 숫자와 도표로만 전달됩니다. 퍼센트, 중간 임대료, 소득 대비 비율, 색으로 구분된 지도들. 이런 방식도 나름의 쓸모가 있지만, 문제를 깔끔하게 정리된 것처럼, 어딘가 먼 이야기처럼 느끼게 만들기도 합니다. 수입 대부분을 월세로 내보내는 지침, 빠르게 변해가는 동네에서 버텨내려는 누적된 압박감 — 그런 감각은 좀처럼 전달되지 않습니다.

그라운드 트루스(Ground Truth)는 촉각을 단순한 질감이나 터치가 아닌, 시간 속에서 펼쳐지는 마찰과 노동으로 다룹니다. 페달을 밟는 매 순간이 데이터의 이면과 맞닥뜨리는 작은 조우가 됩니다.

주거 압박은 어느 날 갑자기 닥치는 사건이 아닙니다. 서서히 쌓이고, 일상의 크고 작은 결정들을 잠식해 들어옵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자전거 라이딩은 하나의 시간적 퍼포먼스가 됩니다. 몸의 힘겨움과 도시의 지형이 맞물리며, 기존의 시각화 방식으로는 결코 재현할 수 없는 햅틱 스토리텔링의 형태로 빚어집니다.

데이터셋

그라운드 트루스(Ground Truth)는 블록 그룹 단위의 미국 커뮤니티 서베이(ACS) 데이터를 활용해 뉴욕시 전역의 주거 부담 실태를 세밀하게 들여다봅니다.

핵심 지표는 '임대료 부담률', 즉 가구 소득에서 임대료와 공과금이 차지하는 비율입니다. 이는 주거비가 소득의 30%를 초과할 때 해당 가구를 '비용 과부담' 상태로 규정하는 미국 주택도시개발부(HUD)의 오랜 기준을 따릅니다. 임대료나 소득만으로는 실제 주거 여건이 감당 가능한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같은 월세라도 어떤 가구에는 충분히 낼 수 있는 금액이지만, 다른 가구에는 버거운 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데이터셋에는 두 가지 지표가 결합되었습니다. 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의 중앙값, 그리고 소득의 절반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하는 임차 가구의 비율—이른바 '심각한 임대료 과부담' 상태—이 그것입니다. 두 지표는 정규화 과정을 거쳐 단일한 주거 부담 지수로 통합되었으며, 이를 통해 지역의 전반적인 주거 압박 수준과 극심한 비용 부담을 안고 있는 가구 수를 동시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단, 일부 고소득 가구는 재정적 부담 없이도 소득의 상당 부분을 주거비에 지출하는 경우가 있어, 최상위 분위는 최종 데이터셋에서 제외했습니다.

이렇게 산출된 최종 점수는 각 블록 그룹의 좌표와 연결됩니다. 기기는 해당 데이터의 간소화된 버전을 로컬에 저장하고, 자전거의 GPS 위치가 바뀔 때마다 마이크로컨트롤러가 해당 값을 읽어 페달 저항의 강도로 변환합니다.

인터랙티브 지도는 동일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합니다. 시각적 지도와 실제 라이딩, 이 두 가지는 같은 주거 부담 지형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읽는 셈입니다.

아래 인터랙티브 지도에서는 뉴욕시 전역의 중위 임대료 부담과 극심한 임대료 부담 센서스 데이터를 통합해 시각화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도는 두 가지 뷰를 제공합니다. 블록별 뷰와 연속형 뷰입니다. 블록별 뷰에서는 특정 블록 그룹의 임대료 부담 백분위를 솟아오른 언덕 형태로 표현합니다. 연속형 뷰는 지형 측량 지도의 시각 언어를 차용해, 인접한 블록 그룹들을 하나의 매끄러운 연속 면으로 이어줍니다.

Device

이 기기는 도킹된 시티 바이크(Citi Bike)의 앞 포크에 장착되어 앞 브레이크를 제어합니다. 초지역적 임대료 부담 데이터에 따라 페달 저항을 실시간으로 조절하는 방식입니다.

이 장치의 핵심은 GPS 모듈, ESP32S3 마이크로컨트롤러, 고토크 서보 모터, 그리고 주거 부담 데이터셋이 담긴 SD 카드 리더로 구성됩니다. 라이더가 도시를 누비는 동안 GPS는 실시간으로 자전거의 위치를 추적합니다. 마이크로컨트롤러는 일정한 간격으로 현재 좌표를 SD 카드에 저장된 지리 데이터와 대조해 해당 지역의 임대 부담 수준을 파악하고, 그 값을 서보의 특정 각도로 변환합니다.

서보 모터는 가느다란 와이어로 자전거 앞 브레이크와 연결되어, 앞 브레이크 레버를 쥐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장력을 조절합니다. 주거비 부담이 높은 지역에서는 저항이 강해지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에서는 장력이 풀립니다. 가장 까다로운 기술적 과제 중 하나는 이 관계를 정밀하게 조율하는 것이었습니다. 변화가 몸으로 느껴질 만큼 뚜렷하면서도, 갑작스럽거나 위험하지 않아야 했습니다. 데이터에 반응하면서도 자연스럽게 계속 탈 수 있는 경험을 만들어야 했죠. 디자인의 핵심 원칙은 모든 부품을 눈에 띄지 않게 담을 수 있을 만큼 작은 케이스를 만들고, 별도의 도구 없이 도킹된 자전거에 빠르게 장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Limits

그라운드 트루스(Ground Truth)는 주거 불안을 시뮬레이션하는 대신, 물리적 균열의 순간을 만들어냅니다. 추상적인 통계가 몸으로 느껴지는 저항으로 변하는 바로 그 순간입니다.

그라운드 트루스(Ground Truth)는 통상적으로 퍼센트나 지도로만 접하던 임대료 부담 데이터를 '힘'으로 바꿔 표현합니다. 하지만 그 물리적 어려움이 데이터 속 사람들이 실제로 겪는 삶과 고통을 온전히 전달하지는 못합니다. 이 작품에서 마찰은 하나의 촉매입니다. 하향식 시각화가 놓치는 것, 데이터가 포착하지 못하는 것, 그리고 우리의 선입견과 실제 환경이 어긋나는 지점을 돌아보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프로젝트 페이지 | 저스틴 블린더(Justin Blinder) | Instagram

Ground Truth는 Idle Hands Incubation Award의 후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